강습을 마치며 우선 우리가 강습을 하는 이유를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우선은 강습생들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즐거운 표정을 지을 때면 그 행복을 전달할 수 있었던 보람을 느낍니다. 그리고 강습을 하면서 우리 스스로가 댄서로서 다듬고 성장하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는데, 강사로 계속 활동하게 되면 각종 혜택이라던가, 이제는 다소 척박해진 스윙씬에서 살아남기 편리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강습을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이 춤이 더 오래 사랑받고, 우리가 춤을 출 상대가 계속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바로 우리가 계속 춤을 추고 싶은 개인적인 이유입니다.
간혹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10년 넘게 춤을 췄는데 아직도 춤이 재미있나요?" 저는 지금의 춤이 가장 재미있습니다. '지금도 이렇게 즐거운데 설마 더 즐거워지는게 가능할까?' 의심하던게 17년이 지나고, 또 한 번 17년이 지나면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춤을 추고 있을지 상상이 안될 정도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본인의 성향에 맞는 음악과 춤이 다르고, 춤 자체가 맞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여러분이, 운동신경은 둔해도 재즈를 좋아한다면, 평생 춤이라고는 모르고 지냈어도 이미 이 춤에 빠져들었다면, 무언가를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파트너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이 춤을 추고 있다면, 여러분과 오래 함께 이 춤을 즐기면서 증명해 보이고 싶습니다.
아시다시피 린디합은 배우기 상당히 어려운 춤입니다. 노력도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오랜 시간과 경험이 요구되는, 마라톤 같은 장기전입니다. 저는 달리기를 좋아하지만 누군가에게 쉽게 마라톤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 긴 시간을 "인내"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을 즐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강습을 듣거나, 연습모임을 하거나, 대회를 준비하거나, 아니면 오로지 춤만 추거나, 무엇을 해도 좋습니다. 다만 무언가 다른 가치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그 시간들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즐겁고 춤을 계속 추고싶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어야 합니다. "이제 정규 강습이 다 끝나서 뭘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정규강습은 여러분이 춤을 추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교육입니다. 그러니 이제 배운 것을 토대로 실컷 춤을 추면서 자신만의 춤을 찾을 시간입니다.
린디합은 기본적으로 소셜댄스입니다. 현재는 쇼나 컴피티션의 영역도 존재하지만, 그 원형은 보여주는 것이 목적인 춤도 아니고, 대회 운영을 위해 정형화한 춤도 아닙니다. 춤을 추며 느끼는 카타르시스는 본인 혼자만의 것이지만, 파트너와 함께 나눌 때 그것이 파트너 댄스가 되고, 처음 만난 사람들과 즐겁게 출 때 소셜댄스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몇 번을 알려줘도 잘 안 믿는 비밀 한가지 알려드리죠. 강습실, 워크샵, 연습실, 공연장, 심지어 "챔피언"에게서도 절대 배울 수 없는 전설의 비급이 댄스플로어에 숨겨져 있습니다. 자 이제 이 화면은 닫고 춤추러 갑시다.